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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게시날자 : 2018-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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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7(2018)년 1월 7일 [사화]
 
에누리를 모르는 법관

 

민지재는 강직하고 법을 잘 지키였다. 그가 형조판서로 있을 때 매부인 참봉 홍우주의 집에 갔다.

지재는 원래 술을 좋아하였다. 누이가 술상을 차려올리면서 안주라고는 댕그랗게 김치만 얹었다. 지재는 술을 마시며 기분이 좋아서 《가난한 집에 어인 일로 이런 좋은 술이 다 있느냐?》라고 하였다.

실은 전날이 홍참봉의 아버지 생일날이여서 술도 빚고 송아지도 잡았으나 법대로만 하는 공이 두려워서 감히 고기는 내놓지 않았던것이다.

《시아버님 생신날이여서 술을 조금 담그었습니다.》

그러자 지재는 다시 술을 찾으며 《필경 남은 술이 있을터이니 누이, 또 내오시오.》하고는 《이거야말로 술은 있으되 안주가 없다는 격이로군.》라고 하였다.

그 광경을 본 누이가 안주가 많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주저주저하다가 《심중한 일이 있는데 허물하지 않으려오?》하고 물었다.

《좌우간 말해보오.》

누이가 곱씹어 생각하고 말을 하려다가 말하지 않자 지재는 웃음기를 담아 《무슨 일이 있기에 이같이 마음 쓰시오? 좋은 안주가 있거든 빨리 그것부터 내오오.》라고 하였다.

누이가 그제서야 사연을 이야기하면서 《시아버님께서 오라버니의 성품을 잘 알기때문에 감히 고기를 내놓지 않은거라오.》라고 하자 지재는 《어서 빨리 들여오시오.》하며 재촉하였다.

누이가 기뻐 어쩔줄을 몰라하며 재빨리 들여오자 지재는 다시 술을 마시며 고기를 먹었다.

지재가 일어나려고 하자 누이가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제발 법에 걸지 말아달라고 다시금 간청하였다. 지재는 대답대신 웃기만 하면서 문밖까지 나가자바람으로 아전에게 《이 집에서 도살죄를 지었으니 집종을 잡아가두거라.》라고 지시하였다.

누이는 무안하여 밥도 안먹고 울었다. 하나밖에 없는 종이 감금되였으나 데려내올 속죄금 스물여덟냥을 마련하여 바칠 길이 없었던것이다. 그래서 지재가 그 값을 대신 바치였다.

사돈령감이 《법대로만 하는것은 칭찬할만 한 일이네만 제가 먹고도 도리여 법으로 다스리는것은 또 무어요?》하고 묻자 지재는 《누이가 지성으로 권하는 이상 어찌 먹지 않을수 있고 또 법을 어긴 사실이 내 귀에 들어 온 이상 어찌 사적인 마음에 얽매이겠습니까. 누이가 소를 잡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설사 소 한마리라도 내가 그저 먹기만 하고 말았지 벌 주자고 론하지는 않았을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공이 이런 식으로 처리한 일이 많았다. 그는 아무리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라 하더라도 법을 어기면 조금도 용서치 않았다. 만약 본인이 속죄값을 못내면 꼭 자기가 마련해서라도 냈다.

이때문에 누구도 감히 그를 허물하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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