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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날자 :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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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8(2019)년 8월 7일 [일화]

 

평양에서 울고간 이름난 시인

 

김황원은 고려의 이름난 시인으로서 우리 나라의 명소들에 대한 시를 많이 남기였다.

어느해 여름, 평양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안겨오는 모란봉 부벽루에 오른 그는 절경에 심취되여 한동안 넋을 잃고 서있었다.

 

 

 

《아, 세상에 이런 절경도 있단 말인가!》

그는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이름난 시인이 평양에 왔다는 소문을 들은 평양의 관리들과 선비들이 김황원을 만나자고 부벽루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그들은 누구라없이 시인에게 평양의 절경을 노래한 명문장을 하나 남겨달라고 청하였다.

김황원은 부벽루의 기둥과 천정에 어지럽게 걸려있는 글들을 훑어보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개탄하였다. 그러고나서는 찾아온 관리들과 선비들에게 자기가 평양의 절경에 대한 시를 지을터이니 저런 어지러운 글들은 모조리 없애라고 하였다.

이윽토록 부벽루기둥에 한팔로 의지하고 시상을 고르던 시인은 마침내 붓을 가져오라고 하였다. 드디여 그는 여러 사람이 빽빽이 둘러서 내려다보는 가운데 붓을 쥐고 흔들었다.

 

장성일면 용용수

대야동두 점점산

 

긴 성벽 한쪽면에는 늠실늠실 강물이요

큰 들판 동쪽머리엔 띄염띄염 산들일세

 

단숨에 두구절을 써내려가기는 하였지만 시인은 더 붓을 놀리지 못하였다. 그는 붓을 쥔채로 부벽루아래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다시 비단폭우에 쓰려 했으나 붓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부벽루우에서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대동강의 맑고 푸른 물, 멀리 안개에 묻힌 동대원벌…

보면 볼수록 새롭게만 느껴지는 평양의 풍치를 도저히 글줄에 담을수가 없었던것이다.

김황원이 두구절의 시를 써놓고 붓방아를 찧기 시작한지도 오래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시인의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만이 비단폭을 적시게 되자 모여섰던 사람들이 한둘씩 조용히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해가 저물고 황혼이 비끼는 부벽루에 홀로 앉아있게 된 시인은 그만 붓을 꺾어버리고 마루바닥을 치며 통곡하였다.

《아, 평양의 절경을 그려내기에는 내 재능이 모자라누나!》

시인은 이렇게 한탄하며 밤늦게까지 울다가 그곳을 떠나갔다.

그후 평양사람들은 그가 쓰다만 시를 부벽루의 기둥에 걸어 전해오다가 오늘은 련광정의 기둥에 옮겨놓았다. 그것은 쓰다만 이 두구절의 시가 잘되여서만이 아니라 이름난 시인도 시어가 모자라 미처 다 노래하지 못한 평양의 아름다움을 길이길이 자랑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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